박정희와 박근혜- 유평중 교수

2011.05.31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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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와 박근혜

 

윤평중(한신대 교수·정치철학)

2011.05.26<조선일보>

 

 

정치철학 현대사에 지울 수 없는 자취 남긴 '문제적 인간' 박정희

역대 최고 대통령 부동의 1위… 진보는 그를 능가하는 인물 못내

박정희 패러다임은 재현 불가능, 박근혜의 '脫박정희' 가능할까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한국현대사가 낳은

최대의 '문제적(問題的) 인간'이다.

 

박정희는 1979년 부하의 손에 시해(弑害)됐지만 그가 남긴

문제들은 현재진행형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박정희는 결코 완전히 죽지 않았다.

그 생생한 증거는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012년 대선의 최고 유력주자라는 데 있다.

 

'5·16' 50주년을 맞아 한국 보수는 박정희 재조명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보수에 의하면, 박정희는 다른 개발도상국 군사독재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며 그의 리더십이야말로 경제발전의 견인차였다.

 

산업화의 결과로 형성된 중산층이 민주주의를 가능케 했으므로

결국 그의 治世가 국가발전의 기폭제이자 민주주의를

예비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박정희 시대의 인권탄압과 사회 양극화도 동시대

개도국들과 비교할 때 심한 건 아니었으며 5·16은 한국 사회를

총체적으로 바꾼 혁명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한국 진보는 보수의 박정희 평가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비판한다. 진보에 의하면, 5·16은 사상 최초의 민주정부를 뒤집은

사악한 군사반란이며 이후의 한국 역사를 퇴행시킨

암종(癌腫)에 불과하다.

 

산업화에 대한 박정희의 기여도 과대평가됐고 경제발전은

시민들의 땀과 희생으로 가능했다고 본다. 이들은 박정희의 민주주의

파괴와 인권탄압은 용서할 수 없는 과오이며, 오늘의 극심한

사회 양극화나 재벌공화국의 뿌리도 박정희 시대에서

나왔기 때문에 재평가 시도 자체가 역사의

반동에 가깝다고 역설한다.

 

'박정희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논쟁이 이처럼 뜨거운 이유는

자명하다.  한국현대사를 조망하는 근본적 가치관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개인적 호(好)·불호(不好)에 더해 정파적 이해관계가

개입할 때 상황은 더 악화된다.  상호접점은 고사하고

합리적 대화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문제적 인간 박정희'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우리 시대에는

거의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의 무단통치(武斷統治) 아래서

너무나 많은 한국인들이 피눈물을 흘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가 역사라면,

현재의 변화가 과거를 부단히 재해석하게 만들 게 틀림없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박정희는 여러 얼굴을 지닌

모순적 존재다.

 

일제 만주군 장교 출신에다 대한민국 군 입대 후에는 남로당

비밀조직책으로 체포됐으나 동료들을 고발해 살아났고,

쿠데타 성공 후에는 권력의지로 충만해 민주주의를

적대시하고 인권을 유린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검소했고 국가발전에 대한 불굴의 의지로

산업화에 매진했으며, 사회경제 질서의 전면적 재편을

선도해 한반도의 남·북경쟁에서 한국이 압도하는

발판을 만들어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예비했다.

 

박정희의 모순적 자취는 한국현대사에 지울 수 없는

자국을 남겼다. 그의 역사적 영향력은 너무나 막대해서

김대중 전 대통령만 박정희와 비견될 수 있을 정도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가 그걸 입증한다. '닮고 싶은 대통령'

'역대 최고의 대통령'을 뽑는 여론조사에서

박정희는 항상 부동의 1위이다.

 

결국 한국 진보는 박정희를 능가하는 정치적

인물을 아직 생산하지 못했다.

 

이것이 국민의 냉엄한 평가이며, 이는 진보가 풀어야 할

최대의 역사적 과제이다.

 

'박정희 향수'가 박근혜에 대한 대중적 인기의 저변에 깔려

있는 건 물론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전 대표는

'박정희의 길'에서 무엇을 승계하려는 것일까?

 

'박정희의 딸'이 차기 대권에 근접한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박정희의 길'이 정치적으로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최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의 비밀회동과 수첩

브리핑 파동은 인(人)의 장막에 가려 신비화된

권위주의자 박근혜를 상징한다.

 

물론 그녀는

 '신뢰의 정치인'이란 이미지와 '선거의 여왕'이라는

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미래지향적 비전과 독자적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검증된 바 없다.

 

박정희의 빛과 그림자는 분리되지 않는다. 산업화 시대의

박정희 패러다임은 오늘날 재현 불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박정희에 대한 대중적 향수는 현재의 어려움을

달래는 심리적 마취제에 가깝다.

 

21세기는 21세기의 정치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는 '미래의 국가지도자 박근혜'의 존재 이유가

탈(脫)박정희 행보에서 시작되어야 함을 뜻한다.

 

박근혜에게 그게 과연 가능할까?

'탈(脫)산업화 참여민주주의'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육화(肉化)하지 못하는 한, '차기 대선후보 1위 박근혜'의

기세도 모래성에 불과할 수 있다.

 

결국 2012년 대선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박빙(薄氷)의 싸움이 될 게 틀림없다.

 

 

윤평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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