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gly Christmas sweater party 가 뭐지요?

2015.03.03 10:26

관리자 조회 수:466

요즘 크리스마스 파티의 대세는 울긋불긋해서 촌스럽기 그지없는 스웨터를 입고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떠드는 Ugly Christmas sweater party.

파티의 흥행요소는 단 하나, 이 못생긴 Ugly Christmas sweater.

해마다 이맘때 뉴욕과 워싱턴의 도심을 나가면 이 촌스럽다 못해 우스꽝스러운 스웨터를 입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미국사람들의 또다른,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려니 치부하면 그만일까.

점잖은 한인들이 보기에는 상그럽기까지 저 거대한 촌스러움의 물결 안으로 내 몸의 헤르쯔 진동수를 높여 파고를타보자.

크리스마스의 주요 테마색깔은 빨간 원색이다.

이 원색은 열정적이긴 하지만, 도대체 하얀 백인의 얼굴에는 어울리기쉽지 않은 상극이다.

그런데 왜 산타는 빨간옷을 입고 등장할까.


크리스마스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해서 만든 날이지만, 그 자체가사회적인 토템 신앙적 축제로 변질돼 있다.

기독교인이라, 이걸 탓한다면 이미 십리도 가기 전에 발목을 접어야한다.

축제는 변칙이며 파격이다.

축제의 원형은 원래 먹고 마시고 주술을 부르기 위해 마약을 하고 혼음난교를 하고 번제를 통한 살해를 정당화할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인육을 먹는 카니발을 부르기도 한다.

축제에는 기존 질서가 적용되지 않는다.


턱시도와 드레스를 빌려입고 칵테일잔을 든 미국식 사교파티는 공식적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 파격의 한 자리에 얼굴색과 도저히 어울리지 않은 우스꽝스러운 스웨터가 등장한 것이다.

실로 짠 어글리 스웨터에는 눈사람과 루돌프 사슴(reindeer)과크리스마스 트리, 그리고 각종 엉뚱해보이는 장식이 달려 있다.

장식들 사이에는 구멍난 자리를 덧대고 기운 천으로 가득하다.

이 스웨터가 처음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는데, 19세기 말이다.

뜨개 털실이 대중화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려야 했던 것이다.


동짓달 기나긴 밤, 미국의 어머니와 할머니는 벽난로 앞에서 뜨개질을해, 아이들의 겨울 옷을 마련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겨울옷은 여름옷보다 세배 이상으로 비싸다.

예전에는 더 심했다.

아이들의 기호에 맞춰 빨간 원색이 달렸다.

뜨개질 솜씨가 좋은 여성이라면 색깔별로 실을 바꿔가며 짤 수 있겠지만, 그렇지못했기에, 뜨개 옷 안에 다른 색을 입히려면 덧댈 수 밖에 없었다.


그게 뜨개 과정에서 아무런 설계도 없이 만들어지는 장식이기에 산타의 눈의 비뚤고 입이 일그러지고 루돌프 사슴코는지나치게 컸다.

스웨터는 우스꽝스러워질 수밖에 없지만 아이들은 마냥 즐겁다.

한국전쟁 이후 미국 여성이 짜준 스웨터가 구호의류로 한국에 전달되면서, 한인들상당수도 어먼니가 짜준 스웨터를 기억할 것이다.


물론 빨간 옷에 대한 거부감으로 밤색이나 회색 등 무채색이 주를 이루었었다.

이 옷을 입고자란 미국인들에게 어글리 크리스마스 스웨터는, 한인들이추억하는 빛바랜 교복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어글리 크리스마스 스웨터는 어글리할수록 빛난다.

할머니의 뜨개바늘 가는데로 짜여진 어글리 스웨터 문양은 그 자체로 컬트적인 이색문화 코드가 되고 만 것이다.


이 어글리 스웨터를 현대적으로 새로 발굴한 사람은, 최근 성추문 스캔들에휩싸여, 흑인 교육의 아버지에서 난봉꾼으로 전락한 코메디언 빌 코스비다.

그는 자신이 출연한 80년대 시트콤에서 이 어글리 스웨터를 자주 입고등장했다.

도무지 이해하고 수용하기 힘든 스웨터도 있었는데, 그 모습은 모든미국인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어글리 스웨터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문화사 책(Ugly ChristmasSweater Party Book: The Definitive Guide to Getting Your Ugly On)도 있는데, 이 책에 의하면 지난 2001년 경부터 어글리 스웨터 파티가 열리기시작했다.


축제는 현실도피적인 함의를 담고 있기에 열정을 부른다.

일군의 젊은이들은 이 파티 하나를 위해 반경 1백마일에 위치한 구세군드리프트 스토어(Salvation Army)와 굿윌(Goodwill)같은중고물품 판매 매장을 뒤지고 다녔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 H&M같은 패스트패션매장이나 Nordstrom같이 그럭저럭 고급스러운 백화점 매장에까지 등장했다.


물론 할머니의 컬트 예술을 모방하느라 또다른 컬트 장르가 탄생하게 된 셈이다.

수많은 코메디 프로그램에서 어글리 스웨터를 둘러싼 농담이 만들어지고 영화가 만들어지고 MTV 뮤직비디오가 제작됐다.

문화사적인 의미를 캐는 사람들은 미국의 모든 대중문화는 가장 밑바닥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현존하는 모든 음식문화, 주거문화,그리고 의류와 의식문화는 뉴욕을 중심으로하는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발원했다.


19세기 철도노동자와 떠돌이 노동자 패션은 195-60년대 블루칼라 스타일의 패션으로 넘어갔다가, 현대의 캐주얼복장의 시초가 됐다.

힙합 패션이 흑인 뒷골목에서 어른의 옷을 잠뱅이처럼 걷어 입었던 사실을 생각하면 된다.

이 어글리 스웨터 또한 가난한 농가의 어머니 손에서 나왔다는 사실, 그리고잘못 빨아서 계속 줄어들 수 있기에, 처음에는 매우 크게 짜졌다는 사실은 그 기원이 결코 고급스럽다고는하기 힘들다.

그러나 점점 더 고급스러운 의류브랜드가 어글리 스웨터 풍을 흉내내면서, 순수한축제가 자본에 물들고 있다는 고민도 동시에 낳고 있다.

 


회원:
4
새 글:
0
등록일:
2010.08.19

지 부 연 락 처

회 장 : 이 재규
E-mail :jaeqlee@gmail.com
연락처 : 978-314-9620
팩 스 :


자문위원장 :서 규택
E-mail :
연락처 :617-833-1348
팩 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