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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하 시인. /조선일보DB

‘저항시인’ 김지하(71)씨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후보가 된 이후 보니 안철수는 깡통”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 뉘앙스를 밝히기도 했다.  

김지하씨는 지난 5일 방송된 JTBC ‘뉴스9 출동인터뷰’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안 후보가 가장 자질이 뛰어나다고 하는 등 호의적이었다. 지금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처음엔 뭐 있는 줄 알았다. 아직 어린애다”라고 밝혔다. 그는 “촛불 관여한 2030세대가 인터넷 통해 안철수 괜찮은 사람이라고 하고, 4060세대까지 이어지면서 박원순 시장이 나왔다. 안철수가 그런 가능성을 가진 걸로 봤다. 하지만 근 열흘 동안 무얼 보여줬는지…. 깡통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무식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거랑 거리가 멀다. 기대에 못 미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측이 자신에게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아달라고 5차례나 찾아왔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친구이자 박근혜 캠프 통합부위원장인 김중태씨가 자신에게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5차례나 찾아왔었다는 사연을 JTBC를 통해 밝혔다. 그는 “난 시인이야. 꺼져”라고 욕하며 그를 돌려보냈다고 했다. 유신에 대해선 철저하게 ‘잘못했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여성 대통령’ 이야기에 도움을 줘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부인의 만류에 뜻을 접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넌지시 보였다. 그는 "나는 이 시기 민족과 세대, 남녀 전체가  여성 대통령 박근혜의 노력에  지지 보내기 시작했다고 본다"며 "아버지 놓아 버리고, 엄마 육영수를 따라서 너그러운 여성정치가의 길을 가겠다는 것에 현실적 믿음이 간다"고 밝혔다. 

김지하 시인은 박정희에 맞섰던 대표적인 시대 지식인이었다. 그는 1970년 장준하 선생이 펴낸 '사상계' 5월호에 '오적'을 발표하면서 박정희 정권의 '저항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오적은 5·16쿠데타 10주년을 맞아 박정희 정권의 권력 상층부인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이라 이름하는 천하흉포 5적'의 부패상을 판소리 가락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로 인해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됐다가 폐결핵이 악화돼 풀려난 적이 있다. 이후 평생을 '거지 시인'으로 살아오며 감옥을 들락날락했다. 5.16에 대해 김 시인은 '피로써 맹세코 도둑질을 개업'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런 그였기에 박정희의 딸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는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는 ‘어떻게 입장이 바뀌었느냐’고 묻자 “무엇보다 이 시절이 여성의 시대다. 여성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는 화해했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한 번도 용서하지 않았다. 과거엔 미워했다. 그런데 100일 참선을 하고 101일째가 되던 날 교도소 특별방송에서 박정희가 죽었다는 소리가 들렸다. 인생무상이 떠올랐다. 그 뒤 김수환 추기경이 정부 추도사 하는데 마지막에 ‘인생무상’이라 했다. 소름끼쳤다. 그 뒤 박정희 욕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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