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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1 03:01
여권, 朴 구원등판 채비 하루만에 척척
박근혜 '길' 열렸다…'걸림돌' 싹쓸이
약속한 듯 SD 퇴장, 이재오-MJ "朴 중심" 강조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5년여 만에 당 전면에 나서기로 결심하면서 ‘걸림돌’이 되는 사람들이 모두 물러나는 형국이다. 박근혜식 한나라당 재창당에 ‘신호탄’이 울린 셈이다.
11일 박 전 대표가 새 지도체제를 구성하기 위한 환경은 약속이나 한 듯 빠르게 조성됐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당대표’ 지위에서 물러났고,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권을 두고 박 전 대표에게 도전장을 내밀던 정몽준 전 대표도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가야한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사퇴의 뜻을 알려왔다. ‘궐위된 당 대표의 잔여임기가 1년 미만일 경우 최고위원 중 득표순으로 대표직을 승계한다’는 당헌 규정상 홍대표가 물러난 만큼 나 최고위원이 당대표 지위에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 이상득 불출마, ‘박근혜 길’ 터줬다
박 전 대표가 당 전면에 등장하는 시기에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그가 박 전 대표의 활동 폭을 넓혀주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의 보좌관이 이국철 SLS그룹 회장 등으로부터 7억원대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로 구속된 것이 불출마 선언의 결정적 계기이나, 박 전 대표가 이번주 안에 전면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되면서 기자회견을 서둘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이 박근혜 체제로 움직이게 될 경우, 대통령의 친형이자 지역구 6선의원인 이 의원의 불출마 요구가 안팎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겠는가.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길을 터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의 쇄신과 화합에 작은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한나라당이 새롭게 태어나는데 하나의 밀알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잠룡’ 정몽준‧이재오 “朴 중심으로…”
여권의 차기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도 온도 차이는 있지만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을 이끌어 나가는데 동의했다.
12일 예정된 중진회의에서 비대위원장 추대 등으로 결과가 모아지면 그에 따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지도력에 따라 각자의 역할을 찾으면 그 조직은 위기가 기회가 된다. 앞서는 사람들은 개인적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로써 친이계의 ‘쌍두마차’인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의원 모두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줬다.
정몽준 전 대표도 이날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나라당이 근본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뜻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당 후속 지도체제가 박 전 대표 주도 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박 전 대표가 나서는 게 맞다는 뜻이다.
◆ 靑 개편 ‘일사천리’…朴, MB 탈당 요구할 수도
정치권이 ‘박근혜 체제’로 부산하게 움직이는 동안 청와대는 인사개편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하금열 SBS 상임고문을 대통령실장에 내정했다.
정치부 기자 출신인 하 실장을 내정함으로써 여야 정치권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청와대가 이 시점에 인사개편을 발표한 것은 박근혜 체제와 ‘쇄신’ ‘변화’의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당초 청와대는 국회 예산처리 이후인 연말께나 인사 개편을 단행할 계획이었으나 홍준표 대표가 물러나는 등 당 지도부가 무너짐에 따라 안정을 위해 앞당겨 단행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쇄신의 칼’이 이 대통령을 향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새로운 한나라당을 이끌기 위해 이 대통령과 차별화가 불가피하다고 느낄 경우 탈당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당장 12일 오후 의원총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고 당 쇄신과 개혁을 이끌어 달라는 총의가 모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당의 요구가 결집될 경우 박 전 대표는 빠르면 금주 안에 ‘쇄신안’의 일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