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소리없는 아우성… ‘히든 헝거’ 찾아낸다

기사입력 2013-10-08 03:00:00 기사수정 2013-10-08 04:17:34

 
식량 사정 통계로는 개선됐다지만… 곡물 위주 구호품에 다른 영양소 결핍
사각지대 많아 영유아 28% 발육부진… WFP - FAO, 北 전역에서 실태조사


북한 황해북도 평산 지역의 학생들은 요즘 결석하는 경우가 잦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대신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산에 도토리를 주우러 가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식(主食)은 시래기에 ‘콩또래(콩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를 섞어 끓인 것. 쌀은 물론이고 옥수수 같은 곡식조차 밥상에 오를 때가 거의 없다. 하루 두 끼 식사를 하면 잘 먹은 날이다. 이 지역에 사는 북한 주민 A 씨(49)는 최근 한국에 사는 탈북 지인들과의 통화에서 이런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어른인 나도 배가 고픈데 어린아이들은 오죽하겠느냐”면서 “북한의 식량 사정이 나아졌다는 얘기를 우리 동네에서는 실감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해온 국내외의 구호 단체와 기구들이 북한의 이런 ‘히든 헝거(Hidden Hunger·숨겨진 굶주림)’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히든 헝거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에서 △탄수화물 위주의 구호품이 빚은 다른 영양소 결핍 △구호 손길이 잘 닿지 않는 빈곤국가 내 취약계층이나 취약지역의 굶주림 등을 일컫는 용어이다.

최근 북한의 식량 사정은 통계적으로는 다소 개선되는 추세이지만 지역 간, 계층 간 편차는 여전히 극심하다는 것이 국내외 기구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WFP의 디르크 슈테겐 북한사무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북한의 5세 이하 170만 명 중 47만6000명(28%)이 발육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영양소의 불균형 상태도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심각한 ‘히든 헝거’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WFP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27일부터 2013년도 북한의 식량 사정 조사를 시작했다. 합동조사팀이 북한 전역을 돌면서 식량 실태를 파악하고 식량 수급 상황과 올해 작황 등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다음 달에 나오는 보고서 초안은 국제기구들의 향후 대북 지원 방향 및 규모를 결정하는 바탕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2008년 170만 t까지 치솟았던 북한의 곡물 부족량은 지난해 50만 t 규모까지 줄어든 상태다. 올해는 풍년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곡물의 고른 배분이 이뤄지지 않는 데다 채소와 육류 같은 다른 식량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히든 헝거(Hidden Hunger) ::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에서 빈곤 국가 안에서 지원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영·유아 등 취약 계층과 시골 같은 취약 지역의 굶주림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쓴다. 영·유아 및 어린이가 탄수화물 위주의 구호품만을 지원받는 바람에 미네랄 비타민 등 다른 필수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신체 및 뇌 발달에 손상을 입는 현상도 일컫는다.

이정은 기자·방콕=손영일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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