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종교 따라 '집과 숫자'의 비밀] 중국인들, 8로 끝나는 주소 "비싸도 OK"

 [LA중앙일보]
평균 2.5% 높게 팔려
리스팅 가격 끝자리수
네바다선 777 압도적
발행: 11/04/13 미주판 1면   기사입력: 11/03/13 20:48
인종과 종교, 혹은 지역에 따른 숫자 선호도가 주택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LA타임스가 부동산 전문 인터넷 업체인 트룰리아의 분석을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커뮤니티에서는 주소가 '8'로 끝나는 주택은 동일한 조건의 다른 주택보다 가격이 평균 2.5% 높게 팔린다. 반면, '4'로 끝나는 주택은 2.2% 낮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숫자에 대한 아시안들의 믿음 때문이다. '8'이라는 숫자를 중국어로 발음하면 이는 부 혹은 행운을 뜻하는 단어와 발음이 비슷해 예로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선호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반면, '4'는 죽음을 뜻하는 단어와 발음이 같아 기피된다. 

주소 뿐 아니라 리스팅 가격에도 숫자와 관련된 재밌는 현상이 많다. 이를테면, 미 남부 지역을 일컫는 바이블 벨트에서는 리스팅 가격에 '316'이라는 숫자가 다른 지역보다 27%나 많이 등장한다. 이는 요한복음 3장16절을 뜻하는 숫자다. 

네바다주에서는 리스팅 가격에 행운을 대표하는 숫자인 '7'로 끝나는 경우가 유난히 많다. 특히 리스팅 가격 마지막 세자리를 '777'로 한 리스팅 수가 타 지역의 3배 이상에 이른다. 

반면, 악마를 뜻하는 '666'이라는 숫자가 리스팅 가격에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트룰리아 분석에 따르면 리스팅 가격에 '666'이 들어가는 경우는 1만개당 1개꼴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이라는 숫자도 정도는 덜하지만 기피되는 숫자. 리스팅 가격에 '13'이 포함되는 경우는 전체 리스팅의 13%에 불과하다. 

한편, 리스팅 가격 끝자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숫자는 '0'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리스팅 가격이 높을 수록 마지막 숫자가 '0'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리스팅 가격이 100만 달러를 넘어서면 4개 중 3개꼴로 끝자리가 '0'으로 끝났다. 반면, 리스팅 가격이 낮을 수록 '9'가 끝자리에 오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