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대통령후보 문재인씨는 13일 유세에서 새누리당의 대통령후보 박근혜씨를 ‘이명박 정권의 몸통’이라고 비난했다. 또 지난 6일의 TV토론에서는 박근혜씨가 이명박 정권의 여당인 한나라당의 핵심인물이었기 때문에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러한 문재인씨의 주장은 문재인씨를 야권의 대통령후보로 만들고 나아가서 그의 당선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온 매우 중요한 인사의 박근혜-이명박 정권 관계에 대한 견해와 상반된다. 박근혜-이명박 정권 관계에 대해 문재인씨와 상반된 견해를 밝힌 매우 중요한 인사는 백낙청씨(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문재인씨가 존경해마지 않는 인물이기도 한 백낙청씨는 금년 1월에 발표한 『2013년체제 만들기』라는 책자에서 박근혜씨를 “이명박정부 초기부터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더러 맞서기도 하면서 여론의 높은 지지율을 누려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박근혜씨가 이명박 정권의 몸통이기는 커녕 이명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어왔고 때로는 맞섰던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백낙청씨는 박근혜씨가 이명박 정권의 몸통이 아니라는 점을 그렇게 단언하면서, 박근혜씨의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백씨는 “그(박근혜)의 인기가 단순히 선대의 후광 덕이라거나 이명박 대통령의 교양부족과 정치적 신용불량에서 얻은 반사이익에 불과하다는 일각의 평가도 전적으로 수긍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남다른 감각과 내공을 지닌 정치인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고 평가했다.

백씨는 이어 박근혜씨의 정책노선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박근혜는) 일찌감치 복지국가를 주장하고 나옴으로써 전면적 복지를 둘러싼 여야간의 논쟁에서 비켜선 채 그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망국적 포퓰리즘’도 ‘반복지주의’도 아닌 중도적 복지론자로, 게다가 적어도 약속한 범위의 복지만은 확실히 실행할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으로 자신을 부각시킬 수 있는 것이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백낙청씨는 야권의 정권쟁취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조직된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의 핵심인물이다. 원탁회의는 문재인씨를 그 모임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문씨가 장차 야권의 대통령후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었고, 금년 8월에는 안철수씨의 대통령선거 출마를 촉구하여 안씨로 하여금 대통령선거의 예비후보로 출마하도록 만들어서, 문재인-안철수 후보단일화 흥행을 통한 문재인 지지율 상승의 계기를 마련했다.

백낙청씨의 원탁회의는 또 문-안 간의 단일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안철수에게 사퇴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고, 안철수의 사퇴로 문재인으로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고 난 후 안씨가 문재인 지지활동을 전개하지 않자 안씨에게 문재인 지지활동을 전개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문재인씨를 소위 ‘국민후보’로 받들도록 한 '정권교체-새정치 국민연대'를 지원했다.

문재인씨에게 이처럼 큰 도움을 주었고, 문재인씨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야권 원로 그룹의 핵심인물인 백낙청씨와 문재인씨 간의 박근혜-이명박 정권의 관계에 대한 상반된 주장을 국민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2012.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