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2 신년특집] "한국과 달리, 이스라엘 청년들은 의사·변호사보다 창업 선호"

  • 텔아비브(이스라엘)=박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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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12.31 03:03

    [한국 일자리 창출하려면… '창업 국가' 이스라엘 올메르트 前 총리에게 듣는다]
    한국에 해주는 조언 - 창업은 일자리 창출의 도화선
    큰돈 번 스타 벤처 등장하면 젊은이들 너도나도 창업할것
    실패해도 재기할 기회 줘야 - 이미 실패 경험한 사람이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아
    신기술만 있으면 전쟁 중에도 외국투자자 몰려들게 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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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780만명에 벤처기업 수 3850개. 인구 2000명당 1명꼴로 벤처기업 사장이다.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기업 수 61개. 유럽의 거인, 독일·프랑스·영국을 다 합친 것보다 많다. 세계 벤처캐피털의 35%가 투자하는 나라. '다윗의 후예' 이스라엘이다.

    90년대 IT벤처로 시동을 건 '창업국가' 이스라엘은 21세기 들어 비약하고 있다. 인터넷 보안업체, 세계 바이오벤처의 70%를 석권하며 하이테크 벤처의 총아로 자리 잡았다. 이런 이스라엘의 하이테크 변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76·재임 2006 ~2009)다. 산업노동부 장관과 총리 시절 적극적인 해외 투자유치로 이스라엘의 창업을 한 단계 끌어올린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12월 22일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텔아비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일자리가 갈급한 한국에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슬럼가가 벤처창업으로 레스토랑이 넘쳐나는 거리로 변신한 사례를 들며 "창업이 일자리의 도화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실패를 해 본 창업자가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며 "실패를 용인하는 관대한 사회가 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긴박한 한반도 정세가 외국인 투자유치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이스라엘에 와서 안보 위험을 얘기하느냐"며 "혁신적인 신기술이 있다면 심지어 전쟁 중이라도 투자자들이 모이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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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국가’이스라엘을 한 단계 발전시킨 지도자로 평가되는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조선일보와의 신년인터뷰에서 김정일 사후 한반도 안보 불안이 투자에 미칠 영향에 대해“세상 어디에도 없는 혁신적 기술이 그 나라에만 있다면 전쟁 중이 라도 투자자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애플·구글·MS 앞다퉈 이스라엘로

    ―2012년 한국 경제의 화두는 일자리다. 벤처 붐을 통해 '창업국가'로 거듭난 이스라엘에서 배우고 싶다.

    "이스라엘은 삼성·현대·LG 등 세계적인 대기업을 거느린 한국을 부러워한다. 배워야 할 쪽은 우리다.(웃음) 물론 한국산 스마트폰 안에 이스라엘에서 개발한 혁신 기술이 2~3개는 들어가 있다. 벤처 붐은 국가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되나. 일자리가 많이 생기나.

    "벤처 산업이 대규모 고용을 직접 창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금을 끌어모은다. 이스라엘은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에만 2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 세계 220개의 벤처캐피털 펀드가 이스라엘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구글MS 등 웬만한 IT 기업은 이스라엘에 지사가 있고, 애플도 올해 하이파(이스라엘 북부 도시)에 최초의 해외 연구소를 개설한다. 투자금과 해외 기업 유치가 곧 일자리 창출이다. 오라클과 인텔 지사가 있는 헤르츨리야는 20년 전까지 낙후된 마을이었다. 지금은 화이트칼라 근로자를 고객으로 삼는 고급 레스토랑만 수십 개다. 창업이 활발하면 일자리도 계속 늘어난다."

    정치인은 국제 마케팅 담당자

    ―창업국가를 만드는 데 정치지도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정치인은 국제 마케팅 담당자다. 나는 산업노동부·재무부 장관 시절 해외 순방을 갈 때면 반드시 우리 사업가들을 대동시켰다. 2004년 남아공 방문 당시 농업기술 벤처 '네타핌'의 심카 블라스 사장을 동행하게 했다. 그때 네타핌은 남아공 기업들로부터 3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올 3월 초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러스'에 참석할 때도 내 돈 들여 기업인 몇 명을 데려갈 것이다. 또 정치인은 정책 결정자로서, 정부의 연구개발(R&D) 비중을 늘려야 한다. 이스라엘은 국내총생산(GDP)의 4.8%(2009)를 R&D에 투자하는데(미국 2.7%, 한국 2.6%) 이는 OECD 국가 중 최고다. 재직 기간 내 목표는 10%까지 올리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은 정부가 앞장서 외국 기업을 우리의 유능한 벤처와 파트너십을 맺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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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변호사보다 벤처 선호

    ―이스라엘 청년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이 '벤처 CEO'라고 들었다. 한국에선 젊은이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하다.

    "이스라엘 젊은이들도 예전에는 의사나 변호사를 가장 선망하는 직업으로 꼽았다. 성공한 벤처사업가들이 하나 둘 탄생하면서 그런 분위기가 달라졌다. 인구가 적은 이스라엘의 경우 한 두 사람만 건너면 학교 친구고 군대 전우다. 그래서 '건너마을 아무개가 벤처로 수백억을 벌었다더라'고 소문이 나면 온 동네가 창업을 하려 든다. 한국에서도 성공사례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면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 것이다. 최초 몇 명이 성공을 거둘 때까지만 정부가 도와주면 그 후론 자연히 판이 커진다."

    ―한국도 한때 벤처 붐이 일었으나 2000년대 초 거품이 터지며 사그라들었다. 한 번 실패자로 낙인 찍히면 재기가 어려운 분위기다.

    "실패를 겪지 않고 어떻게 성공한 벤처가 나타나길 기대하나.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창업자와 이미 실패를 경험해 본 창업자 중 후자 쪽의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다. 실패한 사업가가 재기할 수 있도록 사회는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한두 번 실패 때문에 영원히 낙인 찍는 것은 업계는 물론 사회에도 도움이 안 된다."

    혁신 있는 곳에 투자 있다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인 한국은 인재가 모두 대기업에 몰려 벤처 육성이 어렵다는 평이 있는데.

    "대기업은 한국이 가진 최고의 장점이므로 더 잘 살려나가야 한다. 그래서 벤처 육성에는 정부가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이 없던 이스라엘은 1980년대 BIRD(초기 창업펀드) 프로그램, 1990년대 요즈마 펀드가 큰 성공을 거뒀다. 정부가 외국 투자자와 국내 벤처회사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소개팅'이었다. 양측 대표를 앉혀놓고 아이디어 교환 후 서로 마음에 들면 함께 제품 개발에 착수한다. 투자 기업엔 관대한 세금 혜택을 줬다. 20억달러 규모로 시작한 요즈마 펀드는 수백억 달러의 수익을 남겼다. 물론 실패하는 기업들이 나올 테지만, 앞서 언급했듯 하나만 성공해도 그를 모방하기 위해 더 많은 벤처들이 계속 나타날 것이다. 내수시장이 작은 이스라엘은 대기업을 키우기가 힘들다. 한국은 대기업 주도의 중공업과 벤처기업이 이끄는 첨단기술 산업을 양립시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동반성장의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한국은 안보 상황이 불안해 외국인 투자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지금 이스라엘에 와서 안보 운운하다니.(웃음) 안보 불안 때문에 투자 유치가 힘들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혁신적 신기술이 그 나라에만 있다면, 설령 전쟁 중이라 해도 무조건 투자자는 모이게 돼 있다. 하이테크 산업은 매우 경쟁이 심한 산업이다.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혁신이 개발됐는데 정국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애플이나 구글이 투자를 포기할까? 절대 아니다. 2006년 워런 버핏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투자를 감행했는데 대상은 바로 이스라엘이었다. 그때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전쟁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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