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고, 의관을 정제하고
2012.06.16 19:37
◆2012/06/17(일) -옷을 입고, 의관을 정제하고- (1509) |
옷의 역사를 인류의 역사라고 보고, 영국의 역사가 토마스 칼라일은 <의상철학>(Sartor Resertus)라는 특이한 책을 한 권 펴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사제가 전혀 옷을 입지 않은 알몸으로 미사를 올릴 수 있을까 한 번 상상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생각해도, 그렇게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잔치 집에 초대를 받고 연회장에 나타났다가 단지 예복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쫓겨난 손님의 이야기가 <성서>에 나옵니다. 세계적 지휘자 카라얀이 팬츠 바람으로 지휘봉을 들고 베를린 교향악단 앞에 나타났다고 한 번 상상해보세요. 남녀 단원들이 다 파자마 바람으로 앉아서 연주를 한다면 청중이 과연 베토벤이나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겠습니까. 사회 전반에 걸쳐 지도자는 지휘자나 마찬가지로 격(格)과 식(式)을 갖출 줄 알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예의(禮儀)도 일종의 예술입니다. 그 예술이 몸에 배도록 익혀야 지도자나 지휘자의 자격이 생기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신적인 의미에서, 옷을 제대로 입을 줄도 모르고 때를 따라 경우를 따라 의관을 정제할 줄도 모르는 자들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까불고 나서는 것은, 본인을 위하여, 그리고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크게 불행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나는 믿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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